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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23년 3월 네덜란드 여행 1

by 추_추 2023. 8. 4.

기억이 더 휘발되기 전에 남겨보는 지난 봄의 여행 이야기. 
사실 날짜만 봄이고 한겨울 날씨였음... 코트를 가져갔지만 진심 한 번도 못 입고 김밥처럼 롱패딩만 입고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좋은 추억이 된 시간을 떠올려보기.

탈리스 일찍 예약해서 1인당 왕복 100유로도 안 주고 끊은 것 같다. 
여행에 있어서는 지독한 J가 되어버리는 나라는 인프피...
진심 엠비티아이 잘못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은데 10대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인프피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암튼 여행 나폴레옹+시간에 대한 가성비를 엄청 중요시 여기다 보니 기차는 늘 꼭두새벽임ㅋㅋㅋㅋ
근데 여행 메이트 부부의 클레어씨도 나와 같은 성향이라 남펴니들은 맨날 좀비처럼 새벽에 기차역으로 끌려나와서 짐이나 드는 것임
그래도 아침은 꼭 먹여줌 
그래야 일꾼들이 짐을 잘 들어주기 때문임 
화목한 우리 가정

기차로 세 시간 반이면 암스테르담 도착
하늘이 묵직하고 비도 오고 아주 스산했다. 그치만 그냥 여행을 왔다는 사실 자체에 넘 들떠서 운하 사진 오백장 찍음
아직도 사진첩이 무거움... 하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일 2 미술관 계획하고 간 거라서 일단 뮤지엄 카르트를 사려고 반 룬 저택에 갔는데
자기네가 가진 뮤지엄 카르트가 매진이라는 소식... 아 계획에 없던 상황인데?! 
하지만 여행 중에 화내지 않기 규칙을 잘 지키면서...
어 티켓을 따로 끊을 정도로 이 저택이 궁금한 건 아니었기때문에 그냥 안 보기로 함
다른 데 가면 되짘ㅋㅋㅋ
네덜란드 뮤지엄 카르트로는 5군데의 미술관을 볼 수 있기 때문에(네덜란드 주소지 없는 사람 기준) 
우리는 반 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시립현대미술관, 크뢸러뮐러, 헤이그 쿤스트 뮤지엄, 마우리츠위스 이렇게 활용했다.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은 출발 전에 미리 연간회원권을 만들어서 상설관과 특별전 모두 감상했고, 1년 되기 전에 또 가기로 했다.(과연...)

밥이나 먹어
가정식 집에 옴
가정식은 원래 남의 가정에 가서 먹어야 하겠지만 네덜란드 친구가 없는 우리는 그냥 사먹기로 했다
가정식이라니까 그냥 믿어봐..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도 이런 음식만 먹고 산다면... 네덜란드 사람으로 사는 일 쉽지 않겠는데

추운 동네라 그런가... 다 짜고.. 정말 고칼로리...
하지만 원래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즐거운 거 아니겠어
직원분들이 넘넘 유쾌하고 친절하셔서 식사 시간이 넘넘 즐거웠당.
확실하게 맛있는 걸 먹고 싶었으면 남의 나라 가정식 식당에 가지 않았을 거얌 글구 감튀는 맛있었다고

이번 여행지가 암스테르담이었던 이유
베르메르 특별전이 대박적으로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는 사실 거짓말이고 여행 일정 중 베르메르 전시 기간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됨ㅋㅋㅋㅋ 
먹고 살기 바빠서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전 입장권을 구할 수가 없어서 연간회원권도 끊었던 것임
천재 생각이었음 
돈이 다는 아니지만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는 교훈을 또 얻었지 뭐야

헤이그 가서 보려고 했는데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된 소녀여
전시장 들어가서는 넷이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보고 싶은 작품 실컷 보고
중간중간 만나서 자기가 아는 얘기 다 하고 다시 헤어지고 이렇게 관람했당

특별전만 보고 밖에 나왔더니 무슨 진짜 너무너무 추워서 입김이 폴폴 나오던 날이었는데
갑자기 벚꽃이 만개해 있어서 기묘한 풍경을 봄

몬드리안의 나라에 왔으니 현대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
국립미술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시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가 100년 됐지만 힙해보이는 작품들 구경하기
맞어... 난 몬드리안 좋아해...

이브 클랭 작품도 엄청 크게 있었당 
근데 이제 진짜 하루에 미술관 두 군데 못 보겠어 너무 힘들다
거의 기어다니면서 보다가 황급히 탈출함 

카페 너무 예뻤는데 영업시간 아니라서 구경만 함 흑흑 

저녁시간
막내가 가고 싶었다던 해산물 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었다
왤케 싼 거지.. 아니... 빠리 물가에 절여져서 그런가.. 너무 너무... 왜 이것밖에 안 나왔지? 싶을 정도로 쏘 경제적
근데 맛도 있고 직원분이 잘생겼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양도 많고 맛도 있고 분위기도 좋았다
화이트와인 한 병 해가지고 넷이 신나게 맘마 먹고 호텔로 귀가

바에서 또 맥주 때려

물론 나는 알쓰니까... 민트티 주문했는데 바텐더 형님이 민트를 한다발 때려넣고 진짜 민트티를 만들어주셨다 
네덜란드 사람들 왤케 친절한데...? 
그리고 이날 밤...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호텔방을 체험하다... 
진심 얼굴 찢어지는 줄 알았음 하지만 진짜로 찢어지진 않음 수분크림 응급

2일차가 밝았음
일어나자 마자 반 고흐 미술관으로 달려옴
고흐는. 내가 처음으로 그림에 관심을 갖게 해 준 화가이고 그래서인지 늘 어딘가 마음이 쓰이는 화가임.
그와 관련된 장소에서 일을 오래 해서 그런지 내적 친분이 남다른 화가 1위ㅋㅋㅋㅋㅋ

나애 최애 작품... 

이번에 가서 좋았다고 느낀 두 점도 기억하려고 사진 찍어옴

하 왤케 사람이 안 그려진 그림이 좋지ㅋㅋㅋㅋㅋ큐ㅠㅠㅠ.. 아니 안 웃겨
그냥. 암튼 그런 시기가 있는데 요즘이 좀 그런듯. 
3월 여행 당시엔 고흐 작품 오르세에서 맨날 보던 거 말고 새로운 거 오랜만에 봐서 그게 반가웠던 거 같구
10월부터 고흐 특별전 하는데 또 짬짬이 가서 자주 많이 봐둬야겠다. 

날씨 좀 좋아진듯? 하지만 개추움... 방심할 수 없음 
점심시간이 되었고 우린 근처 시장으로 가서 맛있는 걸 많이 많이 먹어보기로 했음
하지만 날씨가 너무너무 추워서 콧물이 줄줄 흘렀기 때문에... 밖에서 뭘 먹기란 쉽지 않았음
결국 라멘집에 가서 뜨끈한 국물에 면을 먹으면서 현실과 타협했고 디저트를 밖에서 먹음

슈트룹 와플 금방 구워주니까 넘넘 맛있떠... 
중간에 캬라멜 줄줄 흘러서 다 묻히고 먹었는데 그게 또 넘 아련한 추억이 된 거야

포...포... 이름 뭐지 
이게 일본으로 건너가서 타코야끼가 된 거라고 했다
네덜란드 관광청 블로그 열심히 구경하고 간 보람이 있어 
짱 맛있게 먹고

이제 파리엔 없고 한국에선 자발적 불매로 먹을 수 없었던 던진도넛까지 먹어줌
혹시 네 사람... 모두 걸신이 들렸나요?
대체 저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음
역대급으로 많이 먹음... 

국립미술관 연간회원권으로 오늘은 상설전시를 보러 옴
비록 렘브란트의 야경은 복원중이라 예전처럼 잘 볼 수 없어도
색감이 엄청 밝아져서 예전에 내가 본 그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복원이 진행되어 있었음 
애옹이들 나오는 귀여운 그림 사진도 찍어가면서... 

책에서만 읽던 화가의 그림을 발견하고 신기해하면서... 메모도 해 오면서... 일과 여행의 경계선을 오가면서... 

순수하게 감탄도 해가면서... 

힘들다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때려주고 쉬다가 

암스테르담에 사는 가정식을 차려줄 순 없지만 일을 하고 있는 지인분을 만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음
예약을 안 하면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가정식 집에 가게 됨
식당이 넘 내 스타일임... 조악하기 그지없는 인테리어 넘 조아함...

추천도 받고 그럴싸해보이는 음식 마니마니 주문해서 또 이야기 꽃을 피웠음
인연이란 정말이지 넘 신기한 것이라서 
코로나 시절의 인터넷 인연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면서 서로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는 게 갑자기 넘 감동적임
나도 인연이라는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겠다..
물론 그러지 않은 적 없다고 믿지만 솔직히 기분 내키는대로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고 문득 주변을 돌아보게 돼...!
 
나 시실 6월 일기 쓰려고 로그인했는데 사진 올리기 귀찮아서 임시저장 돼있던 여행기 갑자기 쓰고 있는 거임...
3일차 4일차 사진도 미리 올려놓고 담에 또 써야지...
내일..? 내일 또 쓸 수 이쓸까...? 
미루지 않는 2023년을 기대했는데 최대한 미루면서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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