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다리고기다리던 2024년 첫 여행!!
사실 좀 충동적으로 결정한 여행이긴 하다. 1월에 급 결정하고 준비를 이렇게 하지 않은 여행은 너무도 오랜만.
그래고 계속 넷이 다니다가 정말 오랜만에 둘이서 떠났다. 어색한 거 정상인지;
늘 새벽 비행기를 타다가 이젠 좀 힘들어서 아침 비행기로 골랐는데 그게 그거임... 새벽에 일어나는 건 변함이 없어,,,

단거리 비행도 오랜만이라 창가에도 오랜만에 앉아봤다.
날씨를 기대할 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 길이지만 파란 하늘이랑 구름은 언제 봐도 넘 설렘.

두시간도 안되는 짧은 비행이라 깜찍하게 마들렌이랑 커피 간식.
비행기에서 주는 커피 특유의 맛이 있다. 약간 플라스틱 맛 같기도 하고... 쇠맛 같기도 한... 그 풍미를 느끼면서 책 좀 읽다보니 금방 도착.

가까운 나라는 언제든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방문을 미루고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에든버러도 그렇게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비행기 값이 싸길래 오기로 결정한 곳이다.
여행 전까지 이상하게 너무너무 바빠서 계획도 없고 정보도 거의 없이 도착하는 바람에 효율적이지는 않아도 마음은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트램을 타고 호텔 근처에 내려서 본 첫 풍경.
런던이랑은 확연히 달리 더 소박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날씨는 걱정이 무색하게 해가 쨍하고!!
패딩 입고 온 게 머쓱했다. 코트 입고 다녀도 됐을 것 같아... 아쉽쓰.

호텔에 짐 놓고 시내 나가는 길. 시내에도 호텔이 많았지만 조용하고 예쁜 곳에서 쉬고 싶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
근데 에든버러 오후 5시만 되면 가게가 다 문을 닫고ㅠㅠ 7시만 되어도 길에 사람이 없어... 그냥 시내에서 자도 됐을뻔...
나중에 호텔 직원분께 여쭤보니 여름에는 저녁때도 사람이 많아서 구시가지는 조금 시끄러운 편이라고 하심.

꺄
건물들 분위기 때문인지 도시 전체에 좀 신비로운 이미지가 있다. j.k롤링이 해리포터를 여기서 집필했다고 하는데 그 시리즈 안 읽은 사람이지만 일단 무슨 분위기인지는 알겠어... 겨울이 되면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로 볼지는 모르겠지만~

10시 비행기 타려고 6시에 일어났기 때문에 이미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우선 밥을 먹으러 갔다.
한국인들에게 리뷰가 좋은 전통음식을 파는 곳에서 숙제하는 마음으로ㅋㅋㅋ 전통식사 한상차림을 주문했다.
정말 먹기 싫게 생겼다... 아니에요?!
냄새에 민감한 나는 양고기를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무슨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길래 수제 소시지를 주문했고 남펴니는 내장 다진 거랑 감자 퓨레가 같이 나오는 전통음식 하기스를 주문했다. 전식으로 스코티쉬 에그도 골랐음.
음...
남의 문화를 비하하게 될 것 같아서 맛 평가는 생략한다. 좋은 경험이었다^^
안 먹어봤다면 계속 궁금해하게 됐을테니까 진짜로 경험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

스코틀랜드 내셔널 갤러리
입장료 무료
생각한 것보다 소박했지만(!) 첫 날, 첫 방문지의 설렘을 안고 둘러보아서인지 좋은 기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해있어, 오고가는 누구라도 언제든 들어와 휴식하면서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최고의 장점.
세상에 좋은 미술관 정말 많지만... 나는 대중교통 별로 없어서 찾아가기 힘든 미술관을 좀 얄밉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들 각자의 사연이 있겠지만~ 좋은 거 나만 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이렇게 좋은 거 아무때나 들어와서 보라고 열어놓으면 막상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정말 사람 마음은 얄궂어.


남펴니가 보고 싶어했던 스케이트 타는 목사님
과연 이 미술관의 대표작!

니콜라 푸생의 7성사를 볼 수 있는 멋진 갤러리도 있었다.
관람객은 다 옆에 있는 프랑스 모더니즘 갤러리에 몰려있어서 우리는 전세 낸 사람들처럼 푸생의 작품을 독점!!!
이런 기회 흔치 않다...(는 사실 루브르에 있는 푸생 갤러리에도 사람 별로 없음)




샤르댕 작품은 프랑스보다 외국에 더 많이 있는듯... 와토도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모네의 검은 바다와 빠질 수 없는 고흐 작품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 완료

이튿날부터는 날씨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해가 떠있을 때 에든버러 성도 부지런하게 보기로 했다.
성곽에 올라 바라본 프린스 스트릿 쪽의 전경.
여름에 와도 의외로(?!)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티 투어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예약 할 시간이 없었음 진짜루...
오디오 가이드 빌려서 들으며 다녔지만
세상 모든 오디오가이드가 그러하듯 단편적인 정보 이상의 것을 얻지 못했고 후반부에는 집중력도 잃음ㅋㅋㅋㅋ
하 왜 맨날 실패하면서 계속 돈 낭비 하는 걸까
근데 약간 직업적 자존심? 그런 거라서 남이 하는 얘기 꼭 들어줘야됨... 나만 모를 수 없음...

숙제하는 마음으로 스코틀랜드 왕실 역사를 공부하며 두시간 정도 성 곳곳을 둘러보았다.
해가 안 드는 곳은 바람이 차가워서 역시 패딩 입고 가길 잘했다고 생각.

가는 곳마다 백파이프 연주자들이 공연을 한다.
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고;;;
파운드로 환전을 한 푼도 안 했는데 모든 것이 카드로 가능한 도시라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트래블로그가 편하긴 함..

날씨가 좋아서 석양이 반드시 아름다울테니, 칼튼 힐에 가서 해 떨어지는 걸 보자고 했지만 남펴니는 귀찮다며 나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진심 너무너무 바쁘게 일하다가 온 여행이라서 나도 어느정도 납득하고 빡센 일정을 포기. 그냥 시내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면서 커피나 마시고 마트나 구경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이런 여행도 나쁘지 않어~

나는.
이 '파이 메이커' 구글 평점이 너무너무 좋아서 진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단 말임.
저 그로테스크한 간판을 봐... 맛이 없겠냐고.
글고 영국 섬나라 여행을 하면서 한 번은 파이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는 어떤 의무감도 있었다. 이제까지 런던에서도 괴상한 파이에 대한 소문만 들었지, 먹어본 적은 없어서 이번을 경험의 기회로 삼은 거다.

하지만 맛이 없었다.
레스토랑에서 큰 돈 주고 사먹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파이 세 개랑 음료 하나 주문했는데 10파운드 전후로 나왔던 것 같고ㅋㅋㅋㅋㅋㅋ 그만하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함.
파이는 따뜻했고...
여기까지 추억하도록 하자.
***내가 에든버러 여행자인데 예산을 아껴서 한 끼 식사를 큰 기대없이 대충, 하지만 열량은 높은 음식으로 몸을 따수하게 데우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호기심 많고 전통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음***

괴식을 경험하고 저녁을 먹은 것도 아니고 안 먹은 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 야경 산책을 하는 기분은 좋았다.
실패하는 여행이 오랜만이라서 그런듯?!
너무 웃겼고ㅋㅋㅋㅋ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남펴니를 위해 위스키를 한 잔 마시고 귀가하기로 했다.

관광객과 젊은이가 많은 곳에 갔었는데 너무 시끄럽고 자리도 마땅치 않아서 후퇴 후퇴
숙소 가는 길에 있던 오래된, 동네 어르신들이 운영하시는 펍으로 갔다.

맥주 한 잔과 위스키 한 잔을 추천받아서 구매하고 펍 구석에서 어른들이 옛날 팝송 따라부르시는걸 구경하다가
호텔로 돌아가서 남펴니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선견지명;;) 가지고 간 컵라면을 하나 때리고 취침하였다.





이번 여행 제일 맘에 들었던 것 한 가지는 호텔이다.
십수년 전부터 부킹닷컴만 쭉 써서 최고레벨을 만들었더니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처리가 됨.
예약 과정에서 조식 누락과 기타등등 아무튼 좀 귀찮은 일이 있었는데 환불엔딩으로 종료할 수 있었다.
조식 먹으러 내려갔을 때 담당 직원분이 우리 한국사람인 거 알아봐서 어떻게 아냐고 했더니 세종대에서 교환학생 한 적이 있대...
그는 프랑스인이었기에 사소한 궁금증 같은 것도 물어보면서 해결하고 화기애애한 아침 시간을 보냈다.
음식은 별로였지만ㅋ 식당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결혼식 피로연 같은 개인 행사도 할 수 있대...(당연)
나중에 이런 데서 친구들이랑 계모임 하고 싶당.


밥 든든하게 먹고 떠난 뚜벅이들은 또 대중교통 안 타고 걸어서 15분 거리의 스코틀랜드 현대미술관으로.
마티스의 컷아웃 작품 정도가 주목할만한 컬렉션이었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화가 한 점 있었다.
애기들은 종이 오리기 수업하고 애들 나가니까 어르신들 투어 들으러 들어오시고
이 미술관에서 가장 핫한 갤러리였음... 애고 어른이고 다들 즐거워보여서 보기 좋았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좋았던 서도호 작가의 특별전
또 내가 기억하려고 사진 팡팡 찍어옴
상설관보다 훨씬 기억에 남고 훨씬 집중해서 '관람'이라는 것을 함...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너무나 명언인 것임을 느낄 수 있었던 전시였다. 작가 본인도 뉴욕과 서울의 집을 오가는 걸 소재로 이런 결과물을 냈잖어... 파리와 서울을 오가는 처지에서 보기에도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어 몰입이 좋았다.
알 수 없는 어떤 감정을 남이 시각화해준 것 같아서 아주 명쾌했던, 하지만 촉촉하기도 했던 시간.


딘 빌리지를 지나서 다시 시내로 나갔다.
외국인 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솔직히
굳이
이걸 보려고 여기에
갈 필요는
(이하 생략)
겨울이라 그런 거겠지
여름엔 예쁘겠지


스코틀랜드 연어를 먹으러 일식당에 가는 사람들
연어 초밥과 스시가 포함된 런치 메뉴가 15파운드였나... 암튼 제법 합리적이라서 주문했는데 양이 상당함
밥은 요맨치 주는데 전식으로 주는 닭튀김이 대체 몇 조각인 것임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연어 넘넘 맛있게 잘 먹었고 이때 제대로 해산물 식당에 한 번 가야겠다고 결심을 함

대충 지도도 안 켜고 왔다갔다 하다가 제일 에든버러스러운 길에서 사진도 한 장 찍어보고

해리포터 공식 굿즈샵 앞도 기웃거려보고...
사실 영화 좀 보고 갈까 생각했는데 여행 전까지 예상치못하게 바빴던 바람에 올해도 해리포터 입문은 실패하였다.
사람들이 환장하는 건 이유가 있을텐데
그 이유를 나도 좀 알고 싶긴 한데
이상하게 마음이 먹어지지가 않는단 말야... 때가 되면 책으로든 영화로든 한 번은 보게 되겠지!!

공동묘지 입구에서는 에든버러 명물인 보비도 만나주어야 하고...
주인이 죽고나서 그 무덤 앞을 지켰다는 보비ㅠㅠ
코를 만지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을 듣고 인간들이 또 코를 얼마나 만져가지고 코만 닳아있다.
기념품 샵에선 코 까진 보비 마그넷 같은 걸 팔고 있음
나는 이렇게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넘 귀엽다. 약간의 뇌절은 깜찍하잖아...

초상화 박물관에 가서 로댕 조각도 한 점 만나고... 엄청 걸었다.
계획 없는 여행도 재미는 있는데 체력과 시간을 좀 낭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정말 비효율적인 것 같아^,^

미술관 관람의 꽃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아니겠냐며
폐관 직전의 미술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마시는 커피와 케잌...
아니 근데 에든버러 은근히 커피 맛이 좋아...?
어딜가도 왜 커피가 다 맛있지? 기분탓인가...

남펴니는 코로나때 정신적으로 힘들면서 잠시 위스키에 취미를 붙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같이 마셔주는 사람(=나)이 없으니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던 것 같지만 그래도 꾸준히 관심이 있어하는 분야임
위스키의 고장에 왔는데 체험을 하지 않는 것은 유죄이겠지요
20파운드에 위스키 3종 시음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사실 가격도 모르고 그냥 된다고 해서 주시오!! 했는데 직원분이 옆에 와서 설명도 엄청 오래 해주시고... 상당히 그럴싸한 시간을 보냄

하이랜드 소가 유명하니까 소고기가 맛있겠지?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저녁은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여행 준비는 나의 몫이라 숙소, 식당, 방문지 전부 다 내가 가자는대로, 하자는대로, 먹자는대로 하는데
내가 너무 귀찮고 지쳐서 이날 저녁은 남펴니한테 당신이 찾아라~~~하고 맡겼는데 엄청 진짜인 곳을 찾아옴.
2인용 체험하기 세트 주문했는데 와인 한 잔+등심 두 조각, 안심 두 조각, 감튀 두 사발, 양상추 1/4 덩어리째 나오는 샐러드 두 사발+구운 야채 사이드 해가지고 100파운드인가... 좀 안되게 나왔던 것 같다.
한 16만 원? 17만 원 정도 나온 셈인데 빠리에서도 둘이 나가 밥 먹으면 100유로 뚝딱인 거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인걸까
좀 짐승처럼 먹는가,,, 싶을 정도로 양이 너무너무 많았는데 어찌저찌 오래 앉아 얘기도 많이하면서 얼추 다 먹고 나섰다.

2일차엔 먹은 모든 걸 성공했구나
첫 날은 괴롭더니 적응 좀 하니까 맛있는 거 잘만 찾아먹고 다님ㅋㅋ

짧은 여행은 첫 날의 설렘과 마지막 날의 아쉬움이 너무 빨리 교차한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고 추억이 선명하게 남는 것 같기도.

호텔에서 각종 커뮤니케이션 미스 미안하다면서 샴페인 쿠폰을 줘가지고~
알쓰지만 한 모금 했습니다. 물론 세 모금만에 만취함...


스코틀랜드
은근히 우유도 맛있고 핫초코도 맛있고 차도 좋고 꽤괜일지도


마지막 날이니까 기념품 샵 다니면서 쇼트브래드도 사고 자극적인 초콜릿 포장지 보면서 재밌어도 함
역시 뭘 사고... 돈을 좀 써야 재미가 있어...

남펴니는 스코틀랜드 타탄 체크에 꽂혀가지고 오전 내내 검색을 하더니
1.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것
2. 캐시미어
조건을 충족하는 걸 찾아서 삼만리를 떠남...

물론 더 가고 싶은 곳이 없어서 아침 산책도 할 겸 칼튼 힐에 왔다.
너무 좋은디? 첫날 석양보러 왔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고 생각하기ㅠㅠ...
근데 아침에도 나쁘지 않잖니

근력 부족으로 나는 올라가지 못하고 그의 찍사가 되어 줌
아 잘 놀았다
이제 집에 좀 가고 싶어짐

마지막 식사는 해산물 전문 식당으로 골라서 왔는데 분위기가 넘 좋잖니
우리가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몇 테이블 없더니 갑자기 줄줄이 손님 몰려들어서 금세 만석 됨


전식으로 굴 여섯마리
나는 굴을 먹을 때면 학부때 문학시간이었나... 나이 지긋한 교수님이 하던 수업이었는데
모파상 소설 중에 배 위에서 굴 먹는 장면을 해석하던 한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2학년이나 3학년쯤이었겠지.. 대충 해석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니까.
그 문장을 머리에 상상했던 게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나보다.
몸을 뒤로 쭉 빼서 굴에서 떨어지는 물에 애써 차려입은 옷이 젖지 않게 하고 사람들이 먹고 버린 굴 껍데기가 수북하게 쌓여있다는 묘사가 나오는 구절이었다.
물론 그 학기 수업 끝나고 나서는 더 이상 모파상 소설을 읽지 않음^^ 불문과 화이팅
본식은 요즘 유행한다는 김치버터를 올린 가리비와 브로콜리
김치랑 버턴데 맛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힙쟁이 체험 완료

옆자리 지긋한 어르신이 드시는 사과파이를 엿보고 우리도 똑같은 거 달라고 해서 받은 디저트
프랑스는 경각심을 가져야 돼
올해의 디저트 상을 드리겠음(3월 기준)

면세점에서 위스키 살말 고민 중
환율이 높아서 한국 코스트코가 제일 싸더라는 결론을 얻음
그리고 나 여기 면세점에서 향수 사고 싶었는데
검색했을 땐 나오더니 막상 가니까 공항 너무 작고 흑흑 뭘 살 수도 없고 흑흑 내가 찾는 브랜드는 있지도 않고 흑흑
빈손으로 가볍게 떠나오다...

의외로 여행 중 가장 설렜던 순간은 창 밖으로 에펠탑 야경을 보던 순간이었다.
안도감과 함께, 처음 이 도시에 발을 딛던 때가 생각이 났다.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 쓸모는 없지만 마음에 안정을 주는 짐으로 캐리어를 가득 채우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남의 땅에 가벼운 생각으로 도착했던 스물 몇 살의 나
이제는 가족도 생기고 고양이도 생기고 친구도 (몇 없지만) 생기고 추억도 십 몇 년어치가 생겨서 프랑스 것들이 열받게 하면 아오 열받아! 하면서 욕도 할줄 아는 어른이 되어버렸네...^^

이 여행기 뭐 내용도 없는데 장장 한 달동안 씀...
대체 왜지
미루고 미루다가 영원히 안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나름대로 노오력을 한 결과란 말임!
영상도 만들었지만 거기선 다 못한 얘기도 좀 하고... 아무튼 기록의 힘을 믿기로 한 2024년의 첫 여행이었다.
다가올 다음 여행도 적당히 열심히 다녀야지!
너무 힘주면 이젠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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