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올림픽 특수로 여유로운 날들을 보냈다면 9월은 그 반사작용으로 너무너무 바쁜 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친구들과 동료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려고 노오력을 기울였다.
일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든 것이 적당한 9월의 (유사) 먹방일기 속으로 고고씽

파리 시내에 있는 모든 이팡 버블티 지점을 접수할 기세로...
맛있었던 거 친구들한테 꼭 영업하는 사람
이 집은 당도 50% 선택하면 정말 50%정도로 은은하게 달아서 그냥 100%해야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버블티의 당도가 나오는듯.
각자 취향대로 주문이 가지각색이다.
이날 손님이 너무 많아서였는지 직원이 주문 잘못 받아서 내 버블티에 버블이 없음... 저기용.... 근데 또 잘못 나온 거 따져서 다시 받는 성격 아니라서 그냥 주는대로 먹음...
상황 봐서 손님도 별로 없는 그런 날이었으면 다시 가서 말했을텐데 어휴 또 다시 말하고 영수증 꺼내고 기다리고.... 그러느니 그냥 참는다<가 나의 선택...
물론 나의 이런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음(예: 남편)
나는 옛날에 버스에서 벨 누르면 주목 받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이 내리는 버튼 안 누르면 내리지도 못하는 애였는데 지금 이렇게 할 말 다 하고 사는 성격 된 거 보면 진짜 장족의 발전이다^0^

다 같이 모여서 내년 세미나 계획 세우고 룰루랄라 이케아 구경까지 하고 헤어진 즐거웠던 날.
물론 이케아에는... rentrée를 맞이한 학생들로 손님이 미어터져서 계산 줄이 오백미터였기때문에 아무것도 안 샀지만~

남펴니가 리에주에 사는 지인분을 잠깐 만나고 돌아와서는 갑자기 리에주 와플을 선물 받았다고ㅋㅋㅋㅋㅋ
진짜 리에주에서 온 리에주 와플에 커피타임
작년인가? 아 재작년인가 벌써? 기억도 잘 안나지만 아무튼... 언젠가의 메종 오브제에서 사가지고 온 멋진 커피잔을 아낌없이 쓰면서 행복해하는 중. 쏘서랑 같이 샀지만... 없이 쓰는 버릇이 들어서 자꾸 컵만 꺼내든다. 설거지를 줄이기 위한 본능일지도.

이 즈음 혹시 내 상태가 이런 거 아니야?! 하면서 메타인지 시도
왜냐면 9월에 딱 하루를 쉬고 매일... 정말 매일을 일만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ㅋㅋㅋㅋㅋ
하지만 다들 젊어서 이 정도 일은 하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나는 사장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벌어 내가 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면서도 미치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노력도 기울였다고~!

식당에서 매번 먹던 메뉴가 아니라 새로운 걸 주문하는 도전(좀처럼 안 하는 짓인데 가끔 도전 정신이 솟구치는 기간이 있음... 맞음... 나는 일평생을 infp로 사는 중임)을 하며 일상을 환기하고

9월에도 복숭아 리코타 샐러드에 영혼을 바쳐가며...
나 진자 이거 먹기 위해서 벌써 내년 여름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나는 안 입지만 선물하려고 요즘 젊은이들이 다 입는다는 스투시 옷도 사보고
파리 한정판은 꺼내놓지도 않고 따로 말하면 가져다준다는 거임… 유난이라고 웃겨하면서 그걸로 샀음. 역시 선물이란 그런 것이겠죠.

중국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태국 김 과자 수입되기 시작함 ㅠㅠㅠㅠㅠ
익룡 소리 내면서 세 봉지 사왔다. 나 원래 내 영혼의 간식인 매운 새우깡을 네 봉지씩 사는 사람인데 김과자 사려고 매새 두 봉지로 타협함.
눅눅해지지 않기 위해 질소 포장 많이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맛은 태국의 그것 그대로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명예 태국인으로 소문난 나답게 또 열심히 태국 김과자 홍보대사로 사는 중... 맛있는 거 같이 먹어요...
나의 검은 반도체 김... 제발 계속 먹을 수 있게 해줘... 김 값 올랐다는 소식에 내가 얼마나 마음이 불안한지 세상은 알까...

9월의 날씨 또한 대단히 변화무쌍하였다.
어떤 날은 한여름 같고 어떤 날은 너무 일교차가 커서 도대체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를 모르겠는 수준.
커튼 밖 색깔이 이상해서 창문을 열어보니 하늘이 막 이랬음... 아름답기도 했지만 저런 하늘을 보면 두렵기도 하다. 왜인지는 모름...
그냥 어릴 때부터 석양에 하늘이 붉게 물드는 걸 보면 나는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 유년 시절의 최초의 기억 중 하나가
아랫마을 아무개네 집에서 동네 애들 다 같이 모여서 놀고 있었는데 저녁 시간이 되어서 집에 가야할 때가 되었을 때
오빠랑 윗말인 우리 집으로 가다가 하늘이 빨개져서 오빠 한테 업혀서 엉엉 울면서 집에 갔던 거다.
이제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얘기다.
내가? 오빠 등에? 업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심하기로는 세상에서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우리 남매에게 이런 유년 시절이 있었다는 걸 당사자인 나도 못 믿는데 또 다른 당사자인 엄마 아들이 믿을지 모르겠음
생각만해도 너무 어색함


(또) 오랜만에 ㅇㅇ을 만났다.
그녀는 여름 휴가로 한국에 다녀왔고, 어머니가 전해주신 한국산 김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김 사랑맨의 팬트리에 쌓여가는 국산 김... 해피
맛있었던 대만 스타일 식당에서 여름동안 쌓인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이날 최고 웃겼던 점은 그녀와 내가 옷을 너무 똑같이 입었단 것임...
흰-파 스트라이프 셔츠에 청바지, 뉴발 그리고 심지어!! 심지어 뉴욕 스트랜드 서점 에코백까지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라서 보자마자 소리지름ㅠㅠ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기념으로 트윈룩 사진도 남겼다.

막내 생파하러 낮회식 나서던 길에~
또 집회로 길 막고 난리가 났음
다들 원하는바 잘 이루시길 바랍니다...

아즈머니 아조시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아기막내의 파리에서 맞는 첫 생일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면서 낮술 파티를 벌여보자




마레에서 제법 유명한 뵈프 부르기뇽 레스토랑으로 갔다.
우리는 한식만을 고집하는 고인물들이지만ㅋㅋㅋㅋㅋ 아기에게 파리 생활 중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게 목표였기때문에 우리도 아주 오랜만에 프랑스 식당에서 다 같이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음식은 가격과 맛과 서비스 모두 대단히 합리적이고 유쾌했음.
역시 장사 잘 되는 집들은 이유가 있다~

선물 잔뜩 안겨주고 마레에 인생네컷 매장이 있어서(진짜 간판 이름이 "인생네컷"임;;)
다 같이 맘에 드는 아이템 장착하고 사진도 한 장 남김... 너무 귀엽다
2년 전에 한국 가서 구오빠최애 친구들이랑 남긴 게 나의 첫 인생네컷이었는데... 칭구들 잘 지내고 있겠죠

그녀의 찐 생일에
아무리 고기를 먹였어도 생일엔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는 한국인의 전통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집에서 밥 먹인 젊은이들이 여럿 거쳐갔는데 지금 연락하는 건 한 둘 정도일까...
그치만 뭐 돌려받자고 이러는 건 아니고
무슨 날인데 내 동생이(동생 없음ㅋ) 외국에서 혼자 지내며 미역국도 못 먹는 생각을 하니까 외면할 수가 없는 거야
그냥 늘 이정도의 인정은 나누면서 살고 싶은 게 나의 마음...

그리고 그날 설거지하면서 남펴니가 나의 베르나르도 접시를... 아주 예쁘게... 깨먹고....
나의 첫 베르나르도 접시는 그렇게... 또 한 장만 남겨졌고...
그렇다고 매번 설거지를 나만 할 수도 없고... 그냥 이케아 그릇이나 쓸 팔자인 것일까...

그리고 나의 n번째 septime
이상하게 나는 예약이 힘들다는 이 식당 예약에 자주 성공한다.
그리고 매번 방문마다 계속 다른 사람들과 밥을 먹게 되는데 모두와 좋은 추억을 남김...







carte blanche로 제공되는 점심이 5코스
아뮤즈 부슈까지 대충 6코스인 척
나의 최애 부르고뉴 와인 한 잔이랑 커피까지 풀코스로 주문 넣고...
나이 먹고 돈 벌어도 몇 십 만 원 어치 밥 사는 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근데 아무도 이런 얘길 나에게 해준 적이 없다. 나도 어릴 때 언니들한테 밥 얻어 먹고 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그 언니들은 그냥 부자라서 사는 건 줄 알았다고ㅋㅋㅋㅋㅋ
아무튼 어느덧 큰언니가 되어버린 내가 쏨!!!
그러면 나의 동생이었던 소녀들이 또 다른 소녀들에게 호의를 전하고 그렇게 좋은 마음들이 계속 계속 이어지기를 바람.
제일 막내는 태어나서 첫 미슐랭 식당이랬고,
둘째 막내는 이 식당에 오래 전부터 와보고 싶어 했던 걸 내가 알고 있었기때문에 같이 오자고 한 거였다.
살면서 누군가의 첫 순간을 함께 하면서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기회? 생각보다 별로 없을지도... 하 어른된 기분이 심취해버림.

올해는 압도적으로 루브르 출근이 많다.
일부러 안 찍는 건 아닌데, 그냥 맨날 보니까 별 감흥이 없어서 출퇴근길 사진이 부족하고... 맨날 어디 밥 사먹으러 다니는 사람의 일기만 남겨지는듯

추석 연휴를 맞아 빠리를 찾은 지인 부부를 만나러 나서던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신나게 수다 타임을 갖고 맛있는 거 먹고(사진 찍는 거 까먹음) 오랜만에 한밤중 귀가...
요즘 시내 곳곳에 환풍구마다 저 인형 누가 일부러 만들어놓는 거 같은데 누구 짓인지 찾아본다는 게 계속 잊어버리네.

글구 손님이 추석이라고 한과 선물 주고 가심...
나 이런 이벤트에 약하다고
제발
아직도 이런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세상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쁨ㅠㅠ
글구 나도 꼭... 언젠가 특별한 시즌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잊지 말고 이런 깜찍한 이벤트 누군가에게 돌려줘야지...

아쥬 예쁜 무화과를 사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올 가을에 무화과 많이 먹기로 다짐했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무화과의 계절도 다 지나있어...(현재 10월 중순임)
이제 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조만간에는 밤이나 한 줌 사서 삶아 먹어야겠다!

작년에 큰 쇼핑(시계라든지...)을 한 덕분에 백화점 고객 등급이 높아져서 적립금이 일반 등급일 때보다 훨씬 많이, 빨리 쌓인다. 더 많이 팔기 위한 상술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게 결국 내가 쓴 돈이라는 걸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 마치 엄청 이득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무튼 이 백화점 마일리지를 원래 300유로에 10유로씩 쌓아주는데 상반기/하반기에 한 번씩 100유로에 10유로를 주는 미친 행사 시간이 있음. 이때 어차피 사려고 했던 물건을 몰아서 사면 적립금 파티를 벌일 수가 있다. 키키... 쇼핑 가기 전에 맘마 타임.

다가오는 직원들의 생일 및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구매해버림^_^ 9월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 나야 나...
그리고 센스 넘치는 직원분이 향수 샘플을 한보따리 주심
거의 라인 하나를 전부 다 넣어주셔서 갑자기 향수 부자가 되...

그리고 날이 좋았던 오후에는 멋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하반기 전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출근을 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정말 미쳐버린 일의 날들을 보낸 9월 하반기


여름에 많이 놀았으니까 가을에 열심히 일 하라는 계시인가~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룰루랄라
근데 일하면서 점심을 먹으면 늘 체함... 특히 가을에...
한 10여년 전부터 늘...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 밖에서 밥을 먹으면 반드시 체한다.
뭔 유난인가 싶지만 무슨 수를 써도 고칠 수가 없고 고쳐지지가 않았음^^ 보약도 먹고 양약도 먹었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고 그냥 이런 날씨가 되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절대 배부를 때까지 먹으면 안되고 그냥 배가 고프지 않은 수준으로... 기운이 없어 일을 못하지 않을 정도까지만 먹어야 일을 할 수 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갑자기 왜 이러냐면 이날 저 크로크마담 점심을 먹고 개체해서 얼굴이 사색되어 집에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을 되니까 다들 결혼하나봐~~~
웨딩촬영 부대가 영원히 루브르에 나타남
그래요 다들 행복하게 살아봐요 서로 그만 미워하고~~~


애옹이 자랑
남집사 품에 안겨서 빤히 쳐다보기? 너무 열받지만 너무 귀여워 미치겠음

똑똑하지 못하면 다정하기라도 하든지
다정하지 못하면 똑똑하기라도 하든지
둘 중 하나라도 하고 싶은데 요즘 내 상태? 그냥 누워있고만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뭐랄까
너무 의욕이 없는 상태는 아니고... 어느 정도 삶에 대한 의지가 있긴 있음
근데 이제 나의 능력치에 비해서 일이 너무 많아가지고 일상을 유지하기에 급급함
도대체 책과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던 나는 어디로 간 것일까?

추석 다음 날 출근길에 본 낮달
늘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데 9월 말이 되면서부터는 벌써 어둑어둑하다. 길고 긴 동절기의 시작인가봐~
올해는 가을도 유난히 짧고 비도 많이 와서 가을다운 가을을 조금도 즐기지 못했다.
11월 되기 전에 열심히 즐겨둬야지~

사다놓은 가지를 볶아 먹을 기력이 없어서 최후의 순간에 라이스페이퍼에 말아서 구워먹음
가지... 너무 맛있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가지 요리?
정답: 남이 해 준 가지 요리

독일에서 사온 우유+과일맛 젤리
이거 식감이 넘 좋아서 나 혼자 사 가지고 온 거 다 먹는 중^^... 나 왤케 젤리 좋아하냐

?
아까 이 사진 나오지 않았나?
ㅋ 아니었음 그냥 내가 또 먹은 거임 왤케 맨날 가던 식당 가서 먹던 것만 질릴 때까지 먹는 거임
그냥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겠죠~

드립커피 내려서 남펴니가 좋아하는 롤케이크 같이 먹는 오후도 있었다.
바빴지만 그래도 할 거 다 하면서 적당히 행복한 9월이었다.

후추 사러 갔다가 백화점 식품관에서만 살 수 있는 보르디에 요거트 사가지고 옴
일반 마트에서 파는 요거트를 6개 살 수 있는 가격이라 자주 먹지는 못하고 그냥 기분 내고 싶을 때 생각나면 한 번씩 사치한다.
근데 사치치고는 좀 소박한 감이 있지ㅋㅋㅋㅋㅋㅋ
매일 저런 걸 먹고 싶은가?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비일상이니까 먹기 전에 사진도 찍고 그러는 거지...





오 9월에 왜 이렇게 맛있는 걸 먹으러 많이 다녔지?
남펴니가 오랫동안 한국 잡지에 글을 쓰고 있어서 이래저래 각종 커뮤니케이터들이랑 연이 닿아있다. 특별히 그런 걸 활용해서 공짜 밥을 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궁금한 식당에서 밥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하길래 점심을 한 끼 먹었다.
막 사장이랑 이런 사람들이 나와서 인사하고 그래가지고 쩜 부담스러웠음...
근데 가격도 굉장히 합리적이고 음식도 한국인에게 너무나 적합해서 내 돈 주고 먹으러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코스에 28유로? 이런 가격 요즘 쉽지 않지...
그리고 오늘의 전식으로 나온 김치 크림치즈와 양배추 구이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저것만 한 사발 먹고 싶었음(극단적)
뇨끼도 디저트도 심지어 곁들인 부르고뉴 와인까지도 합이 좋았던 것이다. 밖에 막 비가 쏟아져서 더 좋았던 것일지도.

늘 가던 곳에서
늘 먹던 것만 먹으면서 안도하는 일상도 좋지만
가끔은 처음 가보는 곳에서
처음 먹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이벤트도 있어줘야 일상에도 더 힘이 실리는 것 같다고.


일찍 찾아온 가을때문에 이미 9월에 간절기 옷 다 꺼내입었고 얇은 코트까지 옷장 1열에서 대기 중
목도리도 개시했답니다.
청명한 가을은 어느덧 9월의 사진 속에만 남아있구나.




처음 보는 한식당에 갔는데 짬뽕에서 바다의 향기가 너무 났던 관계로... 비린내에 취약한 나에게 시련이 닥쳐옴
황급히 근처 카페로 가서 단 커피로 그 내음을 씼어내기ㅋㅋㅋ
the coffee는 마레에서 인기를 끌더니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파리 시내 전역에 매장이 엄청나게 생겨났다.
캬라멜 어쩌고 같은 거 마시고 싶으면 여기로 가.


아니 내가 외식 사진이 세 번 정도 나왔을 때까지는 그러려니 했거든?
근데 왤케 밖에서 뭘 이렇게 많이 먹었냐;;
내가 가자고 해서 간 건 셉팀 밖에 없었는데 밖에서 밥 먹자는 얘길 누군가 나에게 많이 해줬나보다...(라고 생각하기)
그러기엔 너무 한 달에 한 번씩 등장하는 동네 이태리 식당 메뉴인데요...?
왜냐면(변명이 아니고) 남펴니는 좀처럼 뭐가 먹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주기적으로 이 집 피자가 먹고 싶다 소리를 함
좀처럼 그런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뭘 먹고 싶다고 하면 또 인지상정 가서 내가 밥을 사줘야 가정의 평화가 유지됨
근데 이 날은 내가 안 샀음 히히

9월 말쯤 되니까 준비된 체력이 모두 소진된 관계로 도시락도 쌀 수가 없었다.
그냥 스벅에서 대충 주워먹은 그런 날.... 음식물을 먹으면 체하니까 고열량 음료로 식사를 대체하는 것임...
요즘 카페 모카에 빠져가지고 맨날 크림 산더미 같이 올려서 마시는 중
나 얼마 전부터 너무너무 빈에 가고 싶다.
비엔나 커피는 핑계일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가고 싶은 것일까? 아직도 앞으로 다가올 일정이 구만리같이 많은데 뭘 또 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올해 진심 역마 대박임...




10월 첫 날이 생일인 친구 생파도 9월 마지막 날~
처음 가보는 한식당2는 음식이 넘넘 맛깔나서 아주 잘~ 먹고 나왔다. 육회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음... 자리가 너무 좁다는 게 흠이지만 일단 음식이 맛있으니까 그냥 조용히 얼른 밥만 먹고 나오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옛날엔 난 한식 없이도 대충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먹을 수록 그게 얼마나 오만이고 자만이었는지를 생각하면서 반성하게 됨. 한식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나 다음 달에 한국 가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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