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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일기

24년 1월 파리 일상 (2)

by 추_추 2024. 2. 7.

은은하게 일상 사진 찍어놓은 게 많아서 뭐가 재미있었나? 뭐에 흥미를 느꼈나? 같은 걸 알 수 있으니
일기를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을 돌보는 좋은 방식이구나.
 
아주 오랜만에 마시는 요구르트를 사보았는데 요거트랑 야구르트 섞어놓은 맛?
과장 조금 보태서 알프스 산맥 중간에서 뛰어노는 이미지가 막 떠오름...
그만큼 맛있었다는 뜻입니다.
 
야구르트 한국에선 세 줄에 천 원, 뭐 이랬는데(2010년에서 기억이 멈춰있습니다) 
프랑스에선 5개 한 줄에 5유로 가까이 해서 내 돈 주고 사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게 뭐 별거라고 덜덜 떠나 싶지만 한국에서 15개에 천 원 주던 걸 5개에 8천원 주고 사먹을 정도로 내가 간이 크지 않아섴ㅋㅋㅋ
암튼 뭔가 추억의 맛? 그런 걸 좀 느꼈다. 
저거는 10개에 3,몇 유로로 세일하길래 그냥 한 번 사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이제 냉장고에 안 떨어지게 쟁여놓고 있음... 

쉬는 날 한국에서 친구가 부탁한 잎차 사러 백화점 나들이
마리아쥬 프레르 정말 정말 오랜만에 매장에 와봤는데 몰랐던 라인이 여러 개가 출시되어 있었다. 
한창 빠져있던 마르코 폴로는 이제 좀 별로라고 느껴져서 취향이 변했나?! 싶었고...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20개 티백은 16유로였는데 어느덧 19유로로 가격이 올라있었다. 
시상에... 안 오르는 것이 없구먼... 

물가가 아무리 올랐어도 중요한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일을 게을리 할 수가 없어서 나온 김에 쇼핑 완료
원래는 이걸 사려던 게 아니었는데 생각하고 간 물건이 없대서 차선책을 고른 것임.
비록 예산은 초과였지만 그래도 받는 사람의 이미지에 너무나 맞는 것이야... 그렇다면 다른 것을 아끼고 후회없는 선물을 하자는 마음으로!

생각보다 쇼핑에 너무 큰 에너지를 소비한 관계로 밖에서 얼른 우동 한 그릇 호로록

오랜만에 날씨가 아주 맑았고, 밤 사이 또 눈이 내려서 드문드문 쌓인 눈을 볼 수 있었다. 
몽마르뜨가 보이는 이 길목을 지나갈 때면 늘 성당 사진을 찍게 돼.

진짜 열받음... 눈 온 거 평생 같이 몇 번 본 적도 없는데 눈만 보면 꼭 저렇게 나를 괴롭히려고 듦
초딩이냐고...
아니 요즘 초딩들도 안 저럴 거라고...
 
사람들의 어떤 면은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온갖 방해공작 속에서도 쁘띠 눈사람을 만드는 나를 보며 남펴니는 좋냐고 계속 물어봤다.
그래 좋다ㅡㅡ
내년 겨울에는 알프스에 나도 스키여행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다가
노후 대비는 언제 하나 싶어서 눈앞이 캄캄해짐 
이야 무섭다!!!

하지만 닥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코를 빠트리고 있는 건 내가 아니지
일단 열심히 살기로 다짐을 하면서 지금은... 새로 발굴한 카페에서 피스타치오 라떼를 마시는 거야.

카페 문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돌아서서 나올 때까지 잠시 나폴리에 갔다가 돌아온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태리 정서가 가득한 카페를 찾았다. 엄마랑 딸이 바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동네 이탈리아 사람들 방앗간인지, 오는 사람들끼리 전부 다 이탈리아말로 얘기함; 동양인인 우리만 머쓱하게 불어로 얘기하고 사장님도 알아는 들으시는데 대답을 전부 이탈리아어로 하셔... 분위기도 분위기이지만 일단 저 라떼가...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합격 목걸이를 드림.

그리고 귀가 중에 갑자기 냉동식품 전문점에서 꽈배기 파는 포스터를 보고 띠용?한 상태가 되어 반신반의하며 몇 개 사와봤는데
뭐야? 맛있어????
1유로의 기쁨 발견... 계피향이 솔솔 나는 것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생각보다 한식 붐이 현지에서 진짜로 있어가지고 품절 품절 품절이라 이날 이후로 아예 더 살 수가 없게 됨
맛있는 건 귀신같이 알아 다들... 

꽈배기 먹고 갑자기 떡볶이 말려서 폭주하였다
뭔가 떡국 떡으로 하면 양념도 더 잘 베이고... 이제 완전히 정착한 나의 떡볶이 레시피 아주 맘에 들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과식^^

점심도 못 먹고 오후 내내 회의하다가 훠궈집 문 열자마자 당장에 달려와서 먹기
다른 중국집 다니느라 이 집도 지인짜 오랜만에 왔는데 그 사이에 소스를 하이디라오처럼 만들어먹을 수 있게 해놓고? 뭔가 발전이 있었음
역시 가만히 있으면 뒤쳐지는 세상인 걸까... 
오래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먹기에 좋은 겨울 식사시간이었다.

눈 좀 왔다고 바로 튈르리 막아버리기
눈이 자주 안 오는 도시이다보니 눈 조금만 쌓여도 지하철이며 기차들이 버벅이고 빙판에 어르신들 넘어지실까봐 바로 공원도 문을 닫는다. 뜻하지 않은 우회 출근길이었지만 이런 이벤트 가끔은 나쁘지 않지.

지붕에 쌓인 눈을 보면서 까유보트의 그림을 떠올릴 수도 있고... 
아 뭐야 
그림이랑 나란히 놓으니까 사진이 너무 초라해보여!
그치만 어쩔 수 없지, 시점 자체가 다른걸! 
암튼 눈이라는 이벤트로 몇 개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주간이었다. 

1월 일기 1탄에 올렸어야 했는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여기로 밀려난 페브 사진
걀레뜨를 먹으면 그 안에서 도자기 인형이 나오는데, 2013년?정도부터 모은 나의 페브들이 이따만큼이다.
2024 페브는 4개... 곧 4개의 걀레뜨를 먹어치웠다는 말씀
올해 페브 중 제일 맘에 드는 건 어린왕자
내년에는 또 어떤 페브를 얻게 될런지 기대하며...

귀가하다가 갑자기 동네에 2019년 바게뜨 경연대회 3등인가 4등인가 한 집을 발견해서 오랜만에 바게뜨도 먹었다.
마침 방금 구워져나와서 아직 따끈하게 온기도 남아있어서 황급히 뜯어먹음...
곰방 사가지고 나와서 따땃한 바게뜨 바삭한 부분 잡아뜯어서 야금야금 먹는 게 또 얼마나 큰 재미인지. 
1/3정도 밖에서 뜯어먹고 집에 가서 버터랑 딸기잼 발라서 해치웠음 
가끔 먹어야 맛있어 역시...

헬스장에 커피 자판기 무료로 제공되는 게 나름대로의 강점이었는데 2월부터 한 잔에 50센트씩 받는다고 공지가 붙었다.
나름대로 카푸치노 맛집인데 유료가 되면 아무래도 굳이 뽑아 마시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의 막잔 기념하기
오후에 나와서 운동하고 들어가기 전에 간식으로 딱 좋았는데 헬스장도 물가 상승률을 이기지 못했군요 흑흑

나의 사소한 사치... 불리 비누 개시
이거 언제 샀더라?
루브르 라인 런칭했을 때 시향하러 갔다가 산 건데 아끼고 아끼다가 새해 기념으로 드디어 열었다. 아끼다 x된다는 말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하지만 미련이 많은 성격에 맛있는 건 맨 마지막에 먹는 타입이라고... 근데 언제까지고 끌어안고 살 수만은 없으니까! 과감(씩이나!)해지기로 한다. 

매일 얘기하는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향으로 만든 비누로 샤워를 하면 아무래도 좀 삶이 더 풍푸하게 느껴진달까



아님 그냥 기분탓임
특별히 뭐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자기만족이다. 많은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내가 5유로짜리 도브 비누로 샤워를 할 때도, 35유로짜리 불리 비누로 샤워를 할 때도 내 인생은 똑같다. 비누값이 7배 차이난다고 그때의 내가 7배 덜 재밌게 살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거든.... 그냥 이야기가 하나 더 생기느냐 아닌가의 차이정도인데 이런 거에 취하면 이제 허세스러운 인생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약간의 허세 나는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보여주기식 삶에 진짜 내가 매몰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한다.

이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핸드폰 꺼내면서 옆에가 막 눌렸는지 이런 사진이 여러 장 찍혀있었음
바람이 아주 강한 날이었구나~ 
근데 좀 웃기고 재밌어서 안 지우고 한 장 정도 기억해두기. 머리 해 말어, 해 말어... 너무 고민된다.
이제 미용실 다녀온지 넉달째니까 한 번 손을 보긴 해야한다. 길어지니까 너무 귀찮고 아무리 관리를 안 하더라도 너무너무 갈곤쳐. 

새해 기념 모두모두 모여서 최애 식당 회식.
나도 맥주 마시고 싶었지만 다음 날 출근해야 하니까 제로콜라로 기분이나 내는 것이여... 알쓰는 외롭다.

본식사를 마치면 사장님께서 단골찬스로 늘 디저트를 그냥 내어주시는데, 이날은 과일잼이 안에 들어있는 찐빵? 같은 걸 내어주셨다. 메뉴판에도 없는 걸 자주 주셔서 이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주시는대로 먹음. 근데 진심 2024 올해의 디저트였음... 너무너무 맛있어서 다음에 가면 여쭤볼 예정이다. 
작년부터 많은 중식당을 발굴하고 다녔지만 역시 이곳이 나의 마음의 고향이야...
여기에 맨 처음 나를 데리고 가 준 친구는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데뷔는 못했지만... 파리에서 계속 하고 싶은 음악이나 패션 플젝 같은 거 하면서 잘 지내고 있고, 가끔 연락도 한다. 얼마 전에도 만나자 만나자 연락만 하고 일정이 안 맞아서 계속 엇갈리고 있는데 조만간에 함 만나야지... 

아침에 출근하고

종일 미술관에 있다가 밤에 퇴근했어용

남펴니가 맨 처음 프랑스에 와서 지방에서 어학할 때 박사 막학기를 보내시던 형님 부부를 만나러 나가던 날
오랜만의 밤 외출에 조금 들떠서 여기저기 사진 찍어보았다. 아무래도 일상을 살면서는 해 떨어지고 밖에 거의 나가지 않기 때문에 야경은 나에게도 귀함... 파워 집순

여기 거의 한식당인데 그만큼 맛과 서비스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맛도 거의 변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만족감을 안겨주는 식당이기 때문에 누가 한국에서 오시면 요런 접근성 좋은 곳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지니 디저트까지 먹었음. 
망고 그라탕이라는 걸 주문하면서 반신반의 했지만 역시 망고는 배신을 하지 않음. 너무너무 맛있었다.
나 태국 가서 망고 실컷 먹고 싶다...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이 도시에서도 이제는 점차 책 읽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가끔 대중교통에서 책 읽는 사람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돼.
그리고 새해 다짐이었던 다시 책 읽기를 나도 얼른 시작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 달에 세 권씩은 읽기로 했지만 1월 하순이 되도록 한 권 펼쳐본적도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해...

남펴니 도시락 싸주고 내 몫으로 남겨두었던 땡초어묵김밥을 아침 10시부터 주워먹으며 재택근무하던 날
내가 만들었지만 맛이 심히 좋아서 맨날 누가 이런 거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함

이날인가? 그 며칠 전인가? zzz언니랑 이 커피 얘기를 한참 나누었던 생각이 나서 몇개 안 남은 스윗 멕시코를 꺼냈다.
원두 꺼내서 갈고 드립하고 이러는 과정이 즐거운 날이 있는가 하면 이거저거 다 귀찮고 캡슐 커피보다는 연하게 오래 즐기고 싶을 때 아무래도 드립을 찾게 되지.
이 맛이 너무 생각난다!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간편하게 향기를 즐기고 싶을 때 찾게될 것 같긴 해... 

슈크루트 사서 부대찌개를 끓이면 학생 시절이 너무너무 생각나는 추억의 맛이 된다.
회심의 문어 두 마리
눈 만들면서 나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을 조금 했지만 
귀엽다고도 생각함
나 자신
귀여워

2013년, 첫 맥북을 사고 행복했던 나 / 2023년, 10년만에 노트북 바꾸고 행복했던 나

남펴니가 자기 sns 추팔하다가 이 사진 보내줬나? 갑자기 이 사진이 왜 우리 집에서 화두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돈 벌어서 학비대고 월세내고 그러다가 진짜 큰맘먹고 대 소비를 했던 게 맥북을 샀던 거였는데 그때 애플 매장에서 노트북 박스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무척 선명했다. 그렇게 잔고장도 한 번 없이 나의 10년을 지켜주던 맥북을 버리고!! 작년에 미국 가서 10년만에 노트북을 새로 샀다. 코스트코에 갔더니 200달러 세일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샀더... 어차피 사려고 했는데 세일하길래 용량 큰 걸로... 
그리고 나와서는 남펴니가 그 사진 기억나냐며... 한 번 또 찍자고... 그래서 오마주 사진 찍은 게 갑자기 발견됨
나 귀여웠다... 그리구 좀 느리지만 남들이랑 비교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춰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내 친구들 다 멋찐 어른으로 자라서 사회에서 1인분을 해내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너무 철부지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지면 정말 조바심도 나고 불안하고 무섭고... 그럴 때가 있거든.
나의 사랑하는 (몇 안되는) 친구들은 결코 나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거나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가끔 그런 망령에 나 자신이 사로잡히면 괜히 나만 정신건강 잃는 거지. 친구들의 장점을 본받아서 나도 이제 멋찐... 아니 일단은 1인분을 하는 어른으로 살아가보자는 다짐을 해보는 밤.

어른이니까 샐러리도 먹는 거 아닐까?
운동 너무 심하게 해서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맛이 너무 없어가지고 슈퍼에서 오랜만에 샐러리 한 단을 사서 섬유질 다 벗겨내고 딸기랑 프로틴 요거트랑 해서 건강 식사 한끼 해봄... 
 
 
안 맞아 
 
바로 마요네즈 꺼내서 찍어먹음
나이스

아주 큰 태양이 환하게 비추던 날 
윤슬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한 장 더 찍었다.

매일, 모든 시간이 다 반짝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하루에 한 번쯤은 내가 빛날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가짐
 

 
이때싶 뉴 아들들과의 추억팔이
넘 재밌었당... 행복하세요 아들들아 

파리 최고의 에그타르트 집에서 간식 먹기
저기에 계피가루 잔뜩 올려서 먹으면 천국임
목에 가루 안 걸리게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지옥 입구까지 다녀오는 수가 있음

이날은 왜 또 나갔냐면 파리에 친구 진짜 진짜 몇 명 없는데 그 중에 두 명이 곧 생일이라서 선물 사러...
내가 돈 못 벌때는 밥이라도 해서 먹일 정도로 신세를 많이 진 애들이라서 신경써서 고른 나의 마음...
물론 맘에 들어할진 모르겠음
내가 좋아서 산 거임
선물 고를 때 잊지 않아야 할 기준: 내 돈 주고 사기엔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하지만 남이 사주면 땡큐인 그런 것을 잘 생각해야 선물에 실패하지 않는 것 같닼ㅋㅋㅋ 글구 편지도 같이 써야해... 요즘같은 세상에 글로 마음을 전할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남펴니의 미용실 예약까지 시간이 붕 떠서 그 사이에 루브르에 갔다. 노틀담의 보물들 특별전 마지막 주간이라 그거 끝나기 전에 한 번 둘러보고 평소엔 그냥 지나치던 갤러리들 한 번 훑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함. 

멋있긴 해...

좋긴 해...

예쁘긴 해...

우아하긴 해...

세계에서 제일가는 박물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여러가지 장점 중 하나이다. 
직업만족도 높은 편... 물론 산다는 것 자체가 좀 지치는 날들이 더 많긴 한데 그래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해. 

지오다노 슬랙스 똑같은 거 다섯벌 있음
맨날 똑같은 옷만 입는 사람으로 살기? 나쁘지 않음
호기롭게 코트 벗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쌀랑해서 바지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남편분은 사진 찍기를 더 연습하셔야겠어요(...아내가 열받는 소리 하는 거 그는 모르겠지... 그의 전공은 사진이다)

미국에서 사 온 시나몬 토스트 크런치 다 먹었어... 근데 시리얼 한 봉지를 두 달 넘게 먹었다면 짱 오래 먹은 거 아닐까...?
계피러버는 너무너무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다고 하네요.
혈당 생각하면 절대 먹으면 안되는 음식이 시리얼이라던데 아침이 아니라 오후에 간식으로 마니 먹었어요... 마지막 양심이랄지.

장 보고 귀가하는 길에 유로밀리언 복권 당첨금이 147억유로인가? 뭐 그렇게 엄청 누적된 걸 보고 저게 한화로 얼마인지 계산해보았다. 핸드폰 옆으로 눞혀야 숫자가 다 나올 정도의 금액임
2천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당첨되면 세금도 안 떼니까 뭐할까 상상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물론 일단 사지도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말이 안됨;;
근데 진짜 놀라운 건? 엊그제 지나가면서 보니까 147억유로 누가 당첨돼서 타갔더라고... 
축하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그 기운을 좀 나눠주시겠어요?

헛소리 집어치우고 집에 와서 비장의 청국장 끓어먹었다.
한국마트에서 장을 자주 보지 않고도 한식을 해먹는 기술이 나날이 늘어간다. 물론 핵심 재료는 한국에서 공수해오거나 한국마트를 반드시 가야하지만 부재료는 대체 가능한 것들로 구성할 수 있으니까! 

최애 샌드위치 집에 오랜만에 방문한 날.

망하지 마, 제발... 친구들 오면 여기서 한 끼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으면 포장해서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도 좋겠지.
창가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디저트까지 끝내고 나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겠다. 

이날은 매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근처에 멍멍이가 유명한 카페로 가서 커피타임까지 가졌다.
시장 안에 있는 카페인데 성격 좋은 왕 큰 멍멍이가 들어오는 사람 맞이해주고 엄청 친절함!

모든 커피는 투 샷으로 만들어주고 디카페인은 팔지 않는 찐 커피집
비오는 날 오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1월의 마지막 날. 
오싹하던 추위는 다 지나가고, 1월 말은 다시 10도 언저리의 날들이 이어졌다. 루브르쪽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출근하던 날.

넘 귀여운 장면을 목격했지 뭐야
오리친구들이 줄 서서 길 건너는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하며 문을 연 아침...
일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미술관이 작품 배치를 지 맘대로 바꿔버리더라도(ㅠㅠ) 화를 덜 내면서 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소한 일에 너무 열불 내 봤자 바뀌지 않는 걸로 나만 좀먹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열받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면 내 인생 전반도 거기에만 머물러있게 될 것 같으니까 최대한 빨리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하고, 우선 감정을 한 번 환기시킨 후에 멀리 보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래도 안되면 맛있는 걸 먹든지 운동을 하러 가서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뛰든지 잠을 많이 자버리든지!! 
 
극복
회복
행복
 
문제를 다스리는 복의 3단계 잊지 말고 좀 더 규칙적으로 살아보기로 다짐~
1월이 가기 전에 책 읽기 시작도 성공했으니까 2월엔 좀 더 멋진 나를 만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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